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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10명 중 3명이 1년 안에 떠나는 진짜 이유

신입 한 명이 떠날 때마다 회사는 2000만 원을 잃습니다. 그런데 같은 후보자를 뽑고도 회사마다 결과가 갈리는 이유는 후보자가 아니라 시스템에 있습니다. 주니어 채용에 맞는 조직의 3가지 조건과, 시스템 없이도 좋은 신입을 데려오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신입 10명 중 3명이 1년 안에 떠나는 진짜 이유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납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신입직 조기퇴사율은 28.87%였고, 사람인 조사에서는 기업의 84.7%가 "1년 안에 퇴사한 신입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신입 한 명이 일찍 퇴사할 때 회사가 떠안는 손실은 1인당 2000만 원 이상입니다.

채용 담당자 대부분은 이 문제를 후보자를 가려내는 문제로 봅니다. "더 좋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면접 단계를 더 촘촘하게 짭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을 뽑고도 어떤 회사는 1년 만에 시니어 후보로 키워 내고, 어떤 회사는 6개월 만에 떠나보냅니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후보자가 아니라, 그 사람을 맞이하는 조직의 시스템입니다.

주니어 채용이 효과를 내는 조직의 3가지 조건

주니어는 원래 혼자서 일을 끝까지 해내기 어려운 단계에 있는 사람입니다. 업무 맥락을 파악하고, 의사결정 기준을 익히고, 실수했을 때 다시 일어서는 과정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잘 나아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니어가 빨리 성과를 내는 조직에는 공통적으로 세 가지 조건이 보입니다.

첫째, 업무 범위가 분명하게 정해져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주니어의 책임이고 어디부터가 시니어의 몫인지 모호한 조직에서는, 주니어가 본업보다 자기 일이 무엇인지 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씁니다. 고용부 조사에서 신입의 41%가 적성이 맞지 않아 이직한다고 나왔는데, 그중 상당수는 사실 직무 자체보다 직무의 경계가 흐릿한 환경에서 비롯됩니다.

둘째, 짧은 주기로 피드백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시니어가 주니어의 결과물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의견을 주는 흐름이 자리 잡혀 있어야,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빨리 바로잡고 배우는 속도도 붙습니다. 분기마다 하는 평가로는 늦습니다. 잡코리아 조사에서 신입 퇴사자의 절반이 입사 3개월 안에 회사를 떠나는 것도 이 골든타임을 놓친 결과입니다.

셋째, 온보딩을 한 사람에게 외주처럼 떠넘기지 않습니다. 도메인 지식, 도구 사용법, 의사결정 방식을 알려 주는 일이 특정 시니어의 호의에만 기대면, 결국 그 시니어가 지쳐 나가떨어지거나 주니어가 방치됩니다. 책임을 여럿이 나눠 져야 시스템이 됩니다.

이 세 가지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면 신입을 뽑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채용 비용에 비해 회사가 실제로 얻는 성과가 금세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 때문입니다.

시스템이 없는 회사가 주니어를 뽑으면 생기는 일

문제는 이런 시스템이 아직 자리 잡지 않은 조직에서 생깁니다. 초기 스타트업, 새 기능을 처음 만드는 팀, 빠르게 크느라 프로세스가 사람 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조직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주니어가 버티려면 요구되는 것이 많습니다. 시키지 않은 일도 스스로 정의해야 하고, 방향이 틀렸을 때 누가 알려 주기 전에 스스로 바로잡아야 하며, 검증되지 않은 결정의 책임도 어느 정도 져야 합니다. 신입·주니어 시장에서 이 정도의 자기주도성을 갖춘 인재는 보통 상위 5% 안쪽입니다.

여기서 모순이 생깁니다. 상위 5%의 주니어는 시장에서 선택지가 가장 많은 사람들입니다. 체계가 잘 잡힌 조직, 검증된 시니어가 있는 팀, 성장 트랙이 갖춰진 회사를 얼마든지 고를 수 있습니다.

시스템이 없는 조직에 가장 필요한 인재가, 그곳에 갈 가능성이 가장 낮은 인재입니다.

이 모순을 외면하고 채용을 밀어붙이면 결과는 둘 중 하나로 흘러갑니다. 오랫동안 채용이 성사되지 않아 빈자리가 쌓이거나, 시간에 쫓겨 기준을 낮춰 뽑은 뒤 6개월 안에 양쪽 모두 지친 채로 헤어집니다. 뒤의 경우는 앞서 말한 1인당 2000만 원의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래도 좋은 주니어를 데려오고 싶다면

이 모순을 푸는 길은 사실상 두 가지뿐입니다. 시스템을 먼저 갖추거나, 시스템이 없는 대신 줄 수 있는 다른 가치를 분명히 내놓거나. 뒤의 방법이 통하는 것은 상위권 주니어 가운데 일부가 일부러 정돈된 환경보다 혼돈을 택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들을 끌어오려면 막연한 비전이 아니라 구체적인 조건을 걸어야 합니다.

가장 흔히 통하는 카드는 결정 권한입니다. 다른 회사에서는 5년 차에야 손댈 수 있는 결정을 1년 차부터 실제로 해 본다는 것은, 같은 연차의 누구도 얻기 어려운 자산이 됩니다.

여기에 창업자나 핵심 시니어와의 거리를 좁혀 주는 것도 강력한 차별점입니다. 큰 조직에서는 닿기 어려운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매일 곁에서 보고 함께 토론할 수 있다는 점은, 야망 있는 주니어에게 어떤 교육 프로그램보다 큰 배움으로 다가옵니다.

마지막으로 정량적인 보상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지분이든 연봉이 빠르게 오르는 구조든, 시스템이 부족한 데서 오는 위험을 상쇄할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이 없는 회사가 체계가 잡힌 회사와 똑같은 연봉 테이블을 내민다면, 합리적인 후보자는 뒤쪽을 고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가운데 아무것도 줄 수 없다면, 주니어 채용은 미루고 시니어를 한 명 더 뽑거나 외주로 푸는 편이 길게 보면 비용이 덜 듭니다. 무리한 신입 채용의 진짜 비용은 연봉이 아니라, 채용·온보딩·이탈에 들인 시간과 그 자리가 비어 있는 동안 미뤄진 사업 기회를 모두 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채용 공고를 내기 전 4가지 점검 질문

채용 공고를 쓰기 전에 한 번쯤 짚어 볼 만한 질문이 있습니다.

  1. 새로 들어올 사람이 첫 3개월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 페이지로 적을 수 있나요?
  2. 입사 후 한 달 동안 매주 한 시간 이상 시간을 내어 업무를 검토해 줄 사람이 정해져 있나요?
  3. 그 사람이 이미 다른 일로 벅찬 상태는 아닌가요?
  4. 같은 연차에게 다른 회사는 줄 수 없지만 우리 회사는 이 포지션에 줄 수 있는 가치를 한 줄로 설명할 수 있나요?

네 가지 가운데 두 개 이상에서 망설여진다면, 채용 공고 문구를 다듬기보다 그 부분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좋은 주니어는 공고에 적힌 문장이 아니라 그 회사가 실제로 어떤 환경인지를 보고 결정합니다.

문의 : biz@superpasshr.com